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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ie's Guide - 미국편

샌프란시스코에서 햄버거를 꼭 먹어야만 하겠다면 - 수퍼두퍼/인앤아웃/소살리토 나파밸리버거

샌프란시스코의 대표맛집으로 수퍼두퍼가 손꼽히는 걸 볼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미식의 도시 샌프란시스코에서 프랜차이즈 햄버거라니. 사실 3-4일 정도의 짧은 일정이라면 샌프란에서 햄버거 따위를 먹을 여유 같은 건 없다. 멋진 식당이 얼마나 많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퍼두퍼를 꼭 먹어야겠다면 말리지는 않는다. 일단 샌프란에만 있다는 희소성이 있고, 맛도 (프랜차이즈 치고) 나쁘지 않다. 미국 여행을 왔으면 대중적인 햄버거 한 번쯤은 호기심에 먹고 싶기도 하다. 그러나 수퍼두퍼면 충분하다. 인앤아웃은 접어두자. 

1.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 수퍼 두퍼 버거 (Super Duper Burger)

샌프란시스코를 대표하는 브랜드답게, 수퍼 두퍼 버거는 샌프란 도심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주택가로 나가면 찾기 어렵지만, 파웰역이나 유니온스퀘어 인근에 지점이 여러 곳 있다. 작은 사이즈와 큰 사이즈가 있고, 취향껏 치즈와 베이컨을 추가할 수 있다. 음료와 사이드를 포함하는 콤보가 10-15불선.

Super Duper 직접촬영

프랜차이즈 버거 중에서는 가장 맛있긴 하다. 번과 패티와 치즈와 야채가 모두 신선하고 균형있게 어우러진다. 이곳에서 기본으로 제공하는 수제피클도 유명하다. 사이드로는 갈릭프라이가 인기있는데, 한 입 먹어보고 한국음식인줄 알았다. 마늘 범벅. 나는 익힌 마늘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별로였지만 한국인들은 대체로 무척 마음에 들어하는 듯 하다.

샌프란을 대표하는 햄버거. 접근성이 좋지만, 한국인 입맛에는 짜다고 느낄 수도 있다.
평점: ★
추천메뉴: 마늘을 좋아한다면 갈릭프라이 추천. 유명한 수제피클도 맛 볼 것.

2. 준수한 패스트푸드 버거 - 인앤아웃 (In-N-Out)

분명히 말한다. 샌프란에서 인앤아웃 먹는 거 아니다. 샌프란의 한끼를 그런 식으로 낭비하면 안 된다. 어차피 샌프란내 지점도 피셔맨스와프에 하나 밖에 없다. - 보딘도 제발 가지말라고 하고 싶지만 이건 다음 기회에.. - 서부를 대표하는 인앤아웃이 먹어보고 싶다면, LA나 아니면 고속도로를 달리다 만나게 되는 그런 곳에서 대충 먹어라. 

 In-N-Out 직접촬영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냉장고조차 들여놓지 않기로 유명한 인앤아웃의 햄버거는 전형적인 패스트푸드 햄버거 맛이다. 무슨 천하진미로 생각하지 말자. 수퍼두퍼는 인앤아웃에 비하면 조금 더 고기맛이 풍부한 수제햄버거 같은 느낌이다. 가격대도 인앤아웃이 몇 달러 더 저렴하다. 음료와 감자튀김을 포함하는 콤보가 4-7불 선이었던듯?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대하는 자세로 대하면 되지만, 맥도날드보다는 훨씬 탄탄한 맛이다. 햄버거번의 질도, 패티의 두깨와 온도도, 치즈와 야채의 조합도 공정이 규격화된 프랜차이즈의 장점이 십분 발휘된 느낌이다. 인앤아웃 버거를 씹고 있으면 국내 패스트푸드와 비교되서 다소 슬퍼지긴 한다. 우리 동네 맥날도 제발 이랬으면...

인앤아웃은 서부 "패스트푸드"의 자존심이다. 잘 균형잡힌 버거를 내오지만 너무 큰 기대는 금물.
평점:
추천메뉴: 사실 공식메뉴는 간소하다. 마음대로 조합할 수 있는 히든메뉴로 유명하니 궁금하다면 찾아볼 것. 생감자를 그대로 튀기는 감자튀김이 호평이다. 

3. 정석의  햄버거 - 소살리토 나파 밸리 버거(Napa Valley Burger)

앞의 두 곳과 다르게, 이곳은 버거를 전문으로 하는 펍이다. 물론 샌프란에 버거로 유명한 레스토랑과 펍은 많지만, 대부분의 여행객들에게 그런 곳을 찾아다닐 여유는 여간해서는 나지 않는 법이다. 대신 소살리토 일정이 있을 때 방문하기 좋은 곳이라 끼워 넣었다. 소살리토에서 한끼를 해결할 식당이 생각보다 마땅치 않다면 이 곳을 추천한다. 가격은 인당 음료 포함 20불 초반대. 

Napa Valley Burger Company

★★★★★ · 햄버거 전문점 · 670 Bridgeway

www.google.com

 

Napa Valley Burger 직접촬영

 기본기에 충실해서 인상적인 맛이었다. 붉은기가 남아있을 정도로 익힌 패티는 알맞은 레스팅을 거쳐 육즙을 뿜어내면서도 번의 질감을 손상시키지 않았다. 손으로 들고 먹어도 전혀 불편함이 없는, 정석의 햄버거였다. 다만 예상외로 간이 맞지 않아 싱거운 것이 흠이었다.

햄버거의 정석. 언제나 웨이팅이 있는 편이다. 평일 점심이라면 오래 기다리지는 않아도 된다.
평점: ★
추천메뉴: 시그니처 버거 중에 아무거나. 
인근에 유명한 Lappert's Ice Cream이 있다. 한국인들에게도 꽤 알려진 듯 하지만, 샌프란 지역에서 손꼽히는 아이스크림점이니 꼭 먹어볼 것. 사람들이 줄서있는 메인도로 지점 말고 요트선착장 쪽으로 조금만 더 걸어가면 한산한 2호점이 있으니 그쪽으로 방문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