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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ie's Guide - 미국편

[해외음식칼럼/번역] 클램차우더는 서부 해안 지역이 최고인가?

샌프란시스코나 시애틀과 같은 서부 해안 도시를 여행하다보면 최고의 클램차우더를 먹어야만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된다. 그런데 사실 웨스트코스트 지역에서도 지역 수산물로 클램차우더를 만드는 경우가 드물다. 더욱이 이곳의 클램차우더 자체도 동부의 뉴잉글랜드 스타일이다. 심지어 동부보다 더 낫다! Catherine Lamb의 2018년 칼럼을 소개한다. (Food52, 2018.03.07.)

원문: When It Comes to Chowder, Is the West Coast the Best Coast?

A "Clam" Chowder That Proves the West Coast Is the Best Coast

This Seattle-inspired soup ditches clams for something smokier

food52.com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나는 이 세상에 딱 두 종류의 차우더만 존재하는 줄 알았다. 뉴잉글랜드 클램 차우더와 맨하탄 클램 차우더말이다. (물론 콘 차우더(corn chowder)도 있지만, 콘 차우더는 차우더 세계에서 급이 한참 아래이다.) 뉴 잉글랜드 클램 차우더는 크리미하고 걸죽한 버전인 반면, 맨하탄 클램 차우더는 보다 가볍고 토마토가 들어가있다. 두 가지 모두 위에 오이스터 크래커(oyster cracker)를 토핑해야만 비로소 완성된다 할 수 있다.

하지만 한 달전 미대륙을 가로질러 시애틀로 이사오게 되면서, 차우더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은 산산이 부서졌다. 회색빛 하늘(루머가 사실이었다!)과 다양한 수제맥주, 그리고 스타벅스 본점과 함께 시애틀에서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차우더였다. 그것도 아주 많았다.

 유명한 야외 푸드코트이자 수제품 시장으로 상점들끼리 생선을 던져서 주고받곤 하는 파이크 플레이스 마켓(Pike Place Market)의 유명한 클램차우더 레스토랑에는 80여 명에 달하는 여행객들의 줄이 늘어서 있었다. 강변에 늘어선 레스토랑들과 아늑한 동네 카페들에서도 종종 내 머리통만한 브레드 볼에 담은 클램차우드를 내놓는다. 심지어 시애틀과 이웃 섬 사이를 오가는 페리에서도 클램차우더를 판매한다. (대단한 통근길이다!)

하지만 잠시만 생각해보면, 태평양 북서부 지역에 차우더가 왜 없겠는가? 차우더는 신산한 해산물이 풍부한 해안 지방의 음식이고, 시애틀은 수로 때문에 골머리를 앓을 정도로 바로 그런 도시이다. 하지만 서부 해안 지역의 백합류 조개(클램, clam)는 내가 알기로 동부 지역의 품종들과 무척 다르다. 서부의 클램(clam)은 보다 억세고 즙이 많은 동부의 클램보다 섬세하고 기름지다고 한다. 때문에 오레곤과 워싱턴 같은 지역에서는 종종 차우더에 감칠맛을 불어넣기 위해 베이컨을 넣어 클램의 상대적으로 마일드한 풍미를 보강하기도 한다. 

베이컨이든 서부산 클램이든 아예 안쓰는 경우도 있다. 차우더 수상경력이 있는 듀크 시푸드앤차우더(Duke's Seafood and Chower) 체인의 설립자 듀크 모스크립(Duke Moscrip)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서부 해안에서 잡힌 클램은 씹는 육질이 약하고 심줄투성이이기도 합니다. 동부 클램은 독특한 향이 있고 훨씬 씹는 맛이 있어서 거의 향수를 뿌린 것 같죠." 이런 이유로 듀크는 클램차우더에 뉴잉글랜드에서 공수한 조개를 사용한다. 하지만 맛의 문제만은 아니다. 가격 문제도 있다. 듀크는 또한 "서부 해안에서 나온 클램은 훨씬 작아서, 그것을 사는 것은 전혀 경제적이지 않습니다. 인건비가 어마어마하죠."라고 한다.

듀크가 뉴잉글랜드에서 클램을 사오기는 하지만, 지역 수산품을 취급하기도 한다. 그가 소유한 노스웨스트 시푸드 차우더(Northwest Seafood Chowder)가 운영하는 "노스(North)"의 주력메뉴는 태평양 북서부 지역과 알래스카에서 잡은 연어와 넙치, 그리고 대구로 만드는 치오피노(cioppino) 스타일의 스프이다. 육수와 토마토 베이스에 크림을 아주 조금 더한다. 사실, 이건 맨하탄 스타일의 클램 차우더와 크게 다르지 않다. 클램이 안 들어갔다는 점만 빼면 말이다.

듀크의 레슽토랑과 마찬가지로, 시애틀에서 대표적인 파이크 플레이스 차우더(Pike Place Chowder)도 시그니처 차우더에 동부 지역의 클램을 사용한다. 마케팅 디렉터 샬롯 쿡(Charlotte Cook)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지역에서 생산한 재료를 사용하는 것에 집착하진 않습니다. 그게 우리의 요리를 너무 크게 제약하기 때문이죠." 대신에 그들은 최고의 클램차우더를 만드는 데에만 집중한다. 파이크 플레이스 차우더에서는 8종의 클램차우더를 판매하지만, 쿡에 따르면 약 90%의 수익은 클래식한 뉴 잉글랜드 클램 차우더에서 나온다고 한다. 하지만 파이크 플레이스 차우더에서도 태평양 북서부의 풍미와 해산물을 활용한 메뉴가 있다. 가장 유명한 두 가지는 시애틀 현지의 연어와 오래곤 지역의 새우를 쓰는 스모크드 살몬 차우더(Smoked Salmon Chowder)와 크랩 앤 오이스터(Crab and Oyster)이다. (파이크 플레이스의 설립자는 전자를 "베이글 없는 록스 베이글(lox and bagels: 뉴욕에서 베이글에 연어와 치즈를 얹어먹는 샌드위치)"라고 칭했는데,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이다.)

차우더에 대한 탐구를 마치고, 나는 두 가지를 결심했다.

첫째, 시애틀에서는 전형적인 뉴잉글랜드 클램차우더를 만든다. 아마도 내가 먹어본 것 중에 최고이다. (동부를 모욕하는 발언이라는 걸 나도 알고 있다. 랍스터롤과 보스턴 크림 파이로 나를 때려도 좋다.)
둘째, 클래식에 지역색을 가미하는 쪽이 - 다시 말해, 태평양 북서부의 풍미와 재료를 더한 차우더 - 더 낫다.

 

(후략)

 

* 직역보다는 의역을 적극적으로 사용한 부분이 있는 점 양해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