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프란시스코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음식 중에 하나가 딤섬이다. 샌프란시스코에는 1848년부터 광동 지역 이민자들이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금문교 또한 이들의 노동력으로 건설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샌프란의 차이나타운은 미국에서 규모가 가장 크고 오래되었다고 알려져 있으며, 자연히 딤섬 레스토랑과 광동식 요리점들도 여럿 자리잡았다. 미국 최초의 딤섬집도 물론 샌프란에 위치해있다. 때문에 샌프란에 방문한 여행객들은 한번쯤 딤섬을 먹어봐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끼곤 한다.
확실히, 샌프란의 광동요리집들은 수준이 무척 높다. 샤오롱바오 같은 건 상당히 흔해지긴 했지만 광동요리 전문점 자체가 드문 한국과는 애초에 비교하기 어렵고, 광동출신 친구들의 말로도 샌프란에서 웬만큼 이름난 광동식 레스토랑의 음식은 고향의 그것과 비교해도 상당히 맛있는 편이라고 한다. 샌프란의 딤섬은 미국에서 가장 훌륭한 수준인 것은 틀림없다. 미국인 여행객들이 샌프란을 방문한다면 나라도 딤섬을 꼭 먹어보라고 권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인이라면? 음. 아무리 그래도 샌프란의 딤섬은 본토보다 맛있지는 않고, 홍콩과 대만은 한국에서 무척 가깝다. 미국 여행은 물론 홍콩 여행이 불가능에 가까워진 지금 이렇게 쓰고 있자니 자괴감이 조금 들기는 한다.
샌프란에서 가성비로 유명한 테이크아웃 딤섬과, 인당 40불 이상 나오는 고급 딤섬집까지 이름난 몇 곳을 다녀본 결과, 나는 결국 딤섬은 샌프란보다는 홍콩이나 대만에서 먹는 게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도 샌프란의 딤섬에 미련을 버리기 어려운 여행자를 위해 남기는 샌프란의 딤섬 가이드.
샌프란의 최고급 딤섬 - 양크씽 Yank Sing
미슐렝 1스타. 샌프란에서 가장 유명한 딤섬 레스토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가격이 맛에 비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고. Eater 선정 Essential 38(2020년 1월 기준)에도 포함되지 못했다. 종업원들이 끌고 다니는 카트에서 딤섬을 고르는 전통적인 방식인데, 막상 해보면 의사소통도 잘 안되고 불편한 부분이 있다. 딤섬 3종류를 시키니 40불이 넘게 나왔는데 그런 것치고 맛이 그렇게 인상적이거나 뛰어나지는 않았다. 위생을 중시하는 분들이 좋아하는 편이다. 보통 30분-1시간 정도 웨이팅이 있다.
본점 바로 옆에 테이크아웃점이 있고 이쪽은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라고 하니 맛이 궁금하면 테이크아웃을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내가 일요일에 방문했을 때는 영업을 하지 않았었는데, 아마 요즘은 코로나 때문에 테이크아웃 위주로 운영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가성비 최강 차이나타운 딤섬 - 굳 몽콕 베이커리 Good Mong Kok Bakery
차이나타운에 위치한 테이크아웃 딤섬 전문점. 가성비 최강으로 인기가 많다. 언제나 줄이 길지만 테이크아웃점이다 보니 줄이 빨리 줄어든다. 카드가 된다는 말도 있지만 안될 때도 많으니 현금을 챙길 것. 정말로 가격대비 준수하기는 한데, 정말로 딱 저렴한 테이크아웃치고는 맛있다는 말이다. 만드는 과정에서 터진 딤섬들도 많고, 물기가 말라 살짝 퍽퍽하고, 돼지고기 속에서는 누린내가 났다. 굳이 찾아가서 먹으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딤섬 레스토랑 - Hang Ah Dim Sum Tea House
오바마가 방문한 것으로 유명한 샌프란의 역사적인 딤섬집. 미 전역에서 가장 오래된 딤섬집이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만큼 상징적인 장소이기는 한데, 요즘 평이 너무 안 좋아서 나는 방문해보지 않았다.
어쩌면 가장 무난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은 - 씨티뷰 레스토랑 City View Restaurant
샌프란에서 가장 유명한 딤섬 플레이스 중의 한 곳이다. 점심시간에만 운영한다. 사실 몇 번 가보려다 시간대가 안 맞아서 못갔는데, 여러 곳을 다니다보니 어쩌면 이곳이 가장 무난한 선택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옛날식으로 딤섬 카트로 서빙한다. Yank Sing과 Good Mong Kok 사이에서, 가격대가 무난하고 샌프란 차이나타운의 정취를 느끼기에 제일 적합한 장소가 아닐까 싶어 소개한다.
이 외에도 몇 군데 더 소문난 딤섬집들을 방문해봤지만, 샌프란에서 가장 유명한 곳은 여기 소개한 네 곳이다. 샌프란 딤섬이 정말 궁금하다면 이 중에 한 곳 정도만 방문해보면 충분할 것이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딤섬보다 다른 훌륭한 선택지가 얼마든지 많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Foodie's Guide - 미국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뉴욕맛집] 2020 상반기 Eater 선정 베스트 뉴욕 맛집 38선 - 2. 센트럴파크 편 (0) | 2020.07.10 |
---|---|
[뉴욕맛집] 2020 상반기 Eater 선정 베스트 맛집 38선 - 1. 뉴욕 북부/할렘 편 (0) | 2020.07.07 |
클램차우더는 샌프란시스코의 특색있는 음식이 아니다 (부제: 보딘Boudin은 맛집이 아니다) (0) | 2020.07.02 |
[샌프란시스코/맛집] 2020 상반기 Eater 선정 베스트 맛집 38선 - 7. 샌프란도심지(2), 교외 편 (0) | 2020.06.26 |
[해외음식칼럼/번역] 클램차우더는 서부 해안 지역이 최고인가? (0) | 2020.06.25 |